비와이(BewhY) - Shosanna 가사 해석: 돈 묻은 두 손이 끝내 서로를 잡을 때, 《POP IS CRYIN'》의 마지막 장면

2026. 8. 14. 10:40·음악/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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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rus]
Shosanna
도망갔다가 돌아와
돈내 가득 배인 내 손바닥
입 닥친 채로 나는 혼잣말

[Verse 1]
Spit 해 평생 남을 나의 Sixteen bars
골라 일인자 아니면 이치반
없음 손에 닿을 때까지 집착
가질 것들로 가득한 내 일기장

난 어제들의 나한테 고맙지도 않은데 eyeh
왜 내가 어제들의 나한테 미안해야 돼 eyeh
니가 어떻게 해 이해
내가 어떻게 해이 해
왜 뒤돌아보지 말라고 해 내게
용서를 못해서 용납을 해 eyeh

365 대가리엔 물음표
해결 안되는 곳에 수 두는 쪽
뒤에선 하지 수근 또
난 걍 Fresh n clean 분유 통

뚫린 입 외쳐 뻥 뚫린 손
습관은 언제나 위로 굽은 목
고개 떨구면 보이네
어두운 가난과 빛나는 딸램 웃음꽃

[Chorus]
Shosanna
도망갔다가 돌아와
돈내 가득 배인 내 손바닥
입 닥친 채로 나는 혼잣말

[Verse 2]
쇼산나
후회 없다 말하니 머리가 고장나
Dirty pop 나는 또 닦아
내가 깨끗하다면 왜 쳐다봐
구멍이 나버린 손 발

쌓아 네 탓 아니 쌓아 내 탓
얼음컵 Whisky 낮에 타
내 선택이 틀리길 바랐다
침 뱉고 버리면 끝나게 다

밤에 들기 원해 잠 안에
눈 뜬 채 맞이해 태양과 내일
박수 칠라고 하다 말아 왜
혐오하던 내 두 손이 서로 잡았네

난 의로운 사람 맞네
날 잃어가며 널 사랑하기에
난 거룩한 사람 맞네
날 상처 주며 널 사랑하기에
난 깨끗한 사람 맞네
난 난
원수 사랑하라매
그걸 못 지켜 나는 날 사랑 안 해

뒤를 난 봤어야만 했나
뒤를 안 봤어야만 했나
수치를 당했어야만 했나
하기를 바랐어야만 했나

그때 내가 닥쳐야만 했나
그때 내가 다쳐야만 했나
그때 내가 갔어야만 했나
그때 난 안 갔어야만 했나

밤마다 마주해 내 두꺼운 새 문제
후회를 안할라 해야만 해 후회
실수에 난 들어 새 잔에 새 축배
난 들어왔을까 두드렸던 문에

[Chorus]
Shosanna
도망갔다가 돌아와
돈내 가득 배인 내 손바닥
입 닥친 채로 나는 혼잣말

[Outro]
Shosanna
후회 없다 말하니 머리가 고장나
Dirty pop 나는 또 닦아
내가 깨끗하다면 왜 쳐다봐
구멍이 나버린 손 발

1. 곡의 핵심 메시지 및 주제

〈Shosanna〉는 《POP IS CRYIN'》의 모든 싸움이 끝난 뒤, 비와이가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과 단둘이 남는 곡입니다.

사업도, ‘박거손’도, 돈과 신앙의 논쟁도, 2.0 BewhY의 재건도 지나왔지만 그는 끝내 “후회 없다”고 시원하게 말하지 못합니다. 대신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면서도, 그 역시 자기 삶의 일부였음을 ‘용납’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앨범의 마지막 구원은 성공도, 돈도 아닙니다. 평생 혐오했던 자기 두 손이 마침내 서로를 잡는 것, 그 작은 화해입니다.


2. 가사 상세 분석 및 심층 해석

(1) 가사 순차 해설

“Shosanna, 도망갔다가 돌아와”

마지막 트랙의 제목부터 ‘귀환’입니다

Shosanna
도망갔다가 돌아와
돈내 가득 배인 내 손바닥
입 닥친 채로 나는 혼잣말

제목의 ‘Shosanna’는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쇼샤나 드레퓌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 속 쇼샤나는 가족이 학살되는 현장에서 가까스로 도망친 뒤 살아남고, 이후 새로운 신분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준비합니다.

비와이 역시 한동안 자기 실패에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되돌리고 싶었고,

자기 얼굴을 거울에서 피했고,

‘박거손’이라는 조롱을 들었으며,

사업과 레이블 실패를 계속 복기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트랙에서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옵니다.

다만 쇼샤나처럼 누군가에게 복수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라기보다, 자기 과거의 서사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 돌아온 사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영화 속 쇼샤나가 ‘영화’를 무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한다면, 비와이는 음악으로 자기 실패의 이야기를 다시 씁니다.


마지막까지 손에는 돈 냄새가 납니다

돈내 가득 배인 내 손바닥

이 한 줄은 《POP IS CRYIN'》 전체를 정리하는 이미지라고 봐도 좋습니다.

이 앨범에서 손은 계속 등장했습니다.

〈머리맡에〉에서는 풍요를 빌며 두 손을 모았고,

〈악수〉에서는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고 세 번 손을 맞잡았습니다.

〈알면서도〉에서는 한 손에 돈과 성경책을 같이 들었고,

〈SOUTHSIDE FREESTYLE〉에서는 돈 묻은 지문과 분유 묻은 지문이 같은 손에 있었습니다.

〈STIGMATA〉에서는 그 손바닥에 예수의 못 자국이 겹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 와도 손은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돈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비와이는 끝내 돈을 초월한 수도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더러운 손이 조금 뒤, 이 앨범의 가장 중요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도 ‘용납’합니다

난 어제들의 나한테 고맙지도 않은데
왜 내가 어제들의 나한테 미안해야 돼

왜 뒤돌아보지 말라고 해 내게
용서를 못해서 용납을 해

이 부분이 〈Shosanna〉의 핵심입니다.

보통 성장 서사는 마지막에

“과거의 나도 사랑한다.”

며 아름답게 끝납니다.

비와이는 그렇게 못합니다.

과거의 자신 때문에 너무 큰돈을 잃었고,

잘못된 판단도 했고,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자신에게 고맙지도 않고, 굳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증오하며 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단어가 ‘용납’입니다.

용서해서 잘못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래. 그 인간도 나였어.”

라고 자기 인생 안에 자리를 내줍니다.

이 앨범이 도달한 가장 현실적인 자기화해입니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말조차 거부합니다

왜 뒤돌아보지 말라고 해 내게

이것 역시 지금까지의 앨범을 생각하면 중요합니다.

〈M.O.L.T〉에서는

“지나간 건 다 지나치도록 지나쳐.”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다는 것이 기억을 삭제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비와이는 뒤를 봐야 했습니다.

〈악수〉를 통해 옛 선택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봤고,

〈공수레공수거〉와 〈알면서도〉를 통해 자신의 신앙관까지 다시 따졌습니다.

그 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이제 과거를 지나칠 수 있습니다.

과거를 보지 않는 것과, 과거를 보고도 앞으로 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분유통과 뚫린 손

난 걍 Fresh n clean 분유 통
뚫린 입 외쳐 뻥 뚫린 손
습관은 언제나 위로 굽은 목
고개 떨구면 보이네
어두운 가난과 빛나는 딸램 웃음꽃

앨범의 대표 이미지들이 마지막으로 한꺼번에 돌아옵니다.

분유는 〈Am I〉부터 이어진 아버지 비와이의 상징이고,

뚫린 손은 〈STIGMATA〉의 그리스도의 상처입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을 때 보이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어두운 가난과 딸의 밝은 얼굴.

비와이가 왜 그렇게 돈을 벌고 싶어했는지 결국 이 대비가 설명합니다.

가난했던 과거를 자기 아이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욕망 위에는 여전히 ‘위로 굽은 목’, 즉 하늘을 바라보는 신앙이 있습니다.


Verse 2: “후회 없다”는 말조차 이제 거짓말입니다

쇼산나
후회 없다 말하니 머리가 고장나

앨범 후반의 비와이는 계속 강한 선언을 했습니다.

2.0 BewhY,

STIGMATA,

Me, Only Live Twice.

마치 모든 상처를 극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곡에서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후회 있습니다.

“후회 없다”고 억지로 말하려 하니 오히려 머리가 고장 납니다.

성장했다고 과거에 대한 감정까지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깨끗하다면 왜 쳐다봐 / 구멍이 나버린 손 발”

Dirty pop 나는 또 닦아
내가 깨끗하다면 왜 쳐다봐
구멍이 나버린 손 발

이 앨범을 관통한 신앙관을 아주 짧게 압축합니다.

내가 정말 깨끗하고 선한 인간이라면 애초에 왜 십자가를 바라보겠느냐는 것입니다.

바로 전 〈M.O.L.T〉에서도

“난 악한 놈 그러니 구멍 난 손 무조건 잡어”

라고 했습니다.

비와이는 자신을 Saint로 완성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Dirty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구원을 바라봅니다.

‘Dirty pop’이라는 표현 역시 묘합니다.

Pop을 대중음악으로 읽으면 더럽혀진 자신의 음악이고,

‘아빠(Pop)’로 읽으면 돈과 욕망에 얼룩진 아버지 자신처럼도 들립니다.

IZM 역시 앨범 제목을 ‘아버지는 울고 있다’는 중의적 이미지와 연결해 읽습니다.


차라리 내 선택이 틀렸으면 좋았던 순간

내 선택이 틀리길 바랐다
침 뱉고 버리면 끝나게 다

상당히 씁쓸한 문장입니다.

자신의 선택이 완전히 틀렸다면 오히려 쉽습니다.

“내가 잘못했다.”

인정하고,

침 한번 뱉고,

버리고,

다른 길을 가면 됩니다.

그런데 삶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습니다.

AOMG를 거절한 선택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선택 덕분에 자기 회사를 만들었고 지금의 경험도 얻었습니다.

사업에 실패했지만 그 실패 때문에 이 앨범이 태어났습니다.

그러니 과거를 완전히 틀렸다고 판결할 수도 없습니다.

후회하는데, 지워버릴 수도 없는 삶.

그래서 용서보다 ‘용납’이 필요합니다.


“혐오하던 내 두 손이 서로 잡았네”

《POP IS CRYIN'》의 진짜 마지막 장면

박수 칠라고 하다 말아 왜
혐오하던 내 두 손이 서로 잡았네

개인적으로 이 앨범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비와이는 자기 자신에게 박수를 치려 합니다.

재기했으니,

두 번째 삶을 얻었으니,

이제 성공했다고 자축할 법합니다.

그런데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두 손이 서로를 잡습니다.

이 장면은 너무 많은 의미를 동시에 가집니다.

두 손을 맞잡으면 기도가 됩니다.

그리고 두 손이 서로 잡았으니 말 그대로 자기 자신과 하는 악수처럼도 보입니다.

6번 트랙 〈악수〉에서 비와이는 다른 사람들과 악수했던 자기 손을 평생 후회했습니다.

그 손으로 돈도 잃었고,

선택도 했고,

아이에게 분유도 먹였으며,

성경책과 돈도 들었습니다.

한때는 그 모든 잘못을 저지른 자기 손을 혐오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와서,

그 두 손이 서로를 잡습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처음으로 악수하는 장면처럼 보입니다.


가장 어려운 원수는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난 의로운 사람 맞네
날 잃어가며 널 사랑하기에

난 거룩한 사람 맞네
날 상처 주며 널 사랑하기에

원수 사랑하라매
그걸 못 지켜 나는 날 사랑 안 해

처음에는 자기희생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잃어가며 가족을 사랑하고,

나를 상처 내면서까지 남을 책임졌으니

자기는 의롭고 거룩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지막 두 줄이 모든 것을 뒤집습니다.

“원수 사랑하라매.”

그리고

“나는 날 사랑 안 해.”

이 곡에서 ‘원수’를 자기 자신으로 읽으면 굉장히 강한 의미가 생깁니다.

앨범 내내 비와이가 가장 많이 미워한 사람은 어쩌면 박재범도, 손심바도, 현석이 형도, 자신을 조롱한 인터넷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과거의 비와이 자신이었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냐.”

“왜 그 돈을 날렸냐.”

“왜 그때 계약하지 않았냐.”

밤마다 자기 자신을 재판했습니다.

그런데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만은 끝내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Shosanna〉의 최종 과제는 성공이 아니라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질문은 끝나지 않습니다

뒤를 난 봤어야만 했나
뒤를 안 봤어야만 했나

그때 내가 갔어야만 했나
그때 난 안 갔어야만 했나

이쯤 왔으면 정답 하나쯤 줄 법한데,

비와이는 또 질문합니다.

갔어야 했나.

안 갔어야 했나.

말했어야 했나.

닥쳤어야 했나.

앨범의 첫 곡부터 따라오던 물음표가 마지막까지 남습니다.

그런데 처음과 한 가지가 다릅니다.

예전에는 답을 몰라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답을 몰라도 살아갑니다.


“후회를 안할라 해야만 해 후회”

후회를 안할라 해야만 해 후회
실수에 난 들어 새 잔에 새 축배

후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해답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후회해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후회를 안 하기 위해 후회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실수할 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받아들입니다.

완벽한 인생을 꿈꾸지 않습니다.

새 잔을 들고,

새로운 실수까지 포함한 삶에 축배를 듭니다.

이게 〈M.O.L.T〉에서 말했던 두 번째 삶의 현실적인 모습입니다.


“난 들어왔을까 두드렸던 문에”

세 번째 트랙의 질문이 마지막까지 돌아옵니다

난 들어왔을까 두드렸던 문에

앨범을 처음부터 들었다면 이 한 줄이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3번 트랙 〈찾으니〉에서 비와이는 말했습니다.

“못 열었으니 Knock.”

그리고

“열려 있어도 나 못 들어가 / 내가 결정하지 않는담.”

문이 열려도 자기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뒤 열두 곡을 더 걸어왔습니다.

돈을 벌고,

가족을 만들고,

과거와 싸우고,

신앙을 붙잡고,

새로운 비와이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묻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문 안으로 들어온 걸까?”

답은 없습니다.

이 질문을 끝으로 앨범이 닫힙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습니다.


(2) 심층 분석

주요 상징과 은유

Shosanna:
도망쳐 살아남은 뒤 돌아오는 사람입니다. 영화 속 쇼샤나가 자신의 피해자 서사를 스스로 되찾듯, 비와이 역시 실패와 조롱의 대상이 된 자기 이야기를 《POP IS CRYIN'》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가져옵니다.

두 손:
앨범 전체의 가장 중요한 반복 이미지입니다. 기도했고, 악수했고, 돈을 벌었고, 아이를 안았고, 성흔이 새겨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서로를 잡으며 자기 자신과 화해합니다.

빈 무덤과 구멍 난 손발:
후반부를 관통한 부활의 이미지입니다. 비와이의 두 번째 삶은 자기 능력만으로 만든 재기가 아니라 자신이 믿는 구원의 서사 안에서 이해됩니다.

새 잔:
첫 삶에서 가득 찼다가 비어버렸던 잔을 이제 새롭게 채웁니다.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실수와 기쁨까지 담을 두 번째 삶의 잔입니다.


감정의 흐름과 서사

〈Shosanna〉는

[귀환] → [과거와 대면] → [후회 인정] → [자기혐오] → [두 손의 화해] → [다시 이어지는 질문] → [불완전한 수용]

으로 흘러갑니다.

결말인데 승리의 팡파르가 없습니다.

“나는 이겼다.”

“내 선택이 옳았다.”

“이제 다 괜찮다.”

그 어느 말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직 모르겠는데, 그래도 이 삶을 내 삶으로 받아들이겠다.”

는 곳에 도착합니다.


킬링 파트(Killing Part)

1. “용서를 못해서 용납을 해”

〈Shosanna〉를 가장 잘 설명하는 한 줄입니다.

과거를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않고 완전히 지워버리지도 않습니다.

용서할 수 없다면 최소한 그것도 내 인생이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2. “박수 칠라고 하다 말아 왜 / 혐오하던 내 두 손이 서로 잡았네”

《POP IS CRYIN'》의 모든 ‘손’이 이 장면으로 모입니다.

사인 대신 악수했던 손,

돈을 잃은 손,

돈과 성경을 같이 들었던 손,

분유가 묻었던 손,

STIGMATA가 새겨진 손.

그 손들이 마지막에 서로를 잡습니다.

실패한 자신과 실패해본 자신이 마침내 악수하는 순간입니다.


3. “난 들어왔을까 두드렸던 문에”

앨범을 닫으면서 다시 〈찾으니〉로 돌아갑니다.

비와이는 수많은 문을 두드렸지만 자신이 정말 올바른 곳에 도착했는지는 끝까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정답지가 아니라 한 인간이 정답을 찾아 헤맨 흔적으로 남습니다.


3. 음악과 가사의 시너지 분석

〈Shosanna〉는 마지막 곡답게 앞선 〈SOUTHSIDE FREESTYLE〉나 〈STIGMATA〉처럼 공격적으로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EP와 신스 베이스, 신시사이저, 드럼을 중심으로 비교적 절제된 공간을 만들고, 비와이의 말과 반복되는 “Shosanna”에 시선을 모읍니다. 딸 이시하 역시 보컬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앨범 내내 이어진 가족 서사가 마지막까지 음악 안에 남습니다.

IZM 역시 〈2wayS〉와 〈Shosanna〉에 도착하면 앞선 곡들의 돌출된 요소가 줄어들면서 앨범이 아련한 여운 속으로 가라앉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선택이 가사와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앨범 중반의 비와이는 계속 누군가와 싸웠습니다.

힙합과 싸웠고,

현석이 형과 싸웠고,

공산주의와 싸웠고,

자기 실패와 싸웠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상대가 없습니다.

혼잣말입니다.

그래서 비트 역시 승전가를 울리기보다 한 사람이 밤새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남깁니다.

《POP IS CRYIN'》의 마지막이 거대한 부활의 찬가가 아니라 조용한 자기 대화라는 것이 이 앨범과 잘 어울립니다.


4. 문화적 배경 및 앨범 세계관 분석

쇼샤나라는 영화적 엔딩

쇼샤나는 단순히 ‘도망친 여자’가 아닙니다.

피해자로 이야기가 끝날 뻔했던 사람이 살아남아 돌아오고, 자신을 억압했던 이들에게 자기 방식으로 마지막 장면을 만들어주는 인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POP IS CRYIN'》의 마지막 제목으로 꽤 절묘합니다.

비와이 역시 실패 이후 남들이 만들어놓은 이야기 속에서는

“박재범 거르고 손심바 선택한 사람”,
“회사 망한 래퍼”,
“사업 말아먹은 사람”

으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을 통해 그 세 글자와 몇 줄짜리 인터넷 이야기를 15곡짜리 자기 서사로 다시 펼쳐놓습니다.

남이 정리한 자신의 실패담 속에서 도망쳐 나와,

자기가 직접 엔딩을 찍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엔딩에는 악당이 없습니다

쇼샤나의 원래 이야기는 복수극입니다.

하지만 비와이의 〈Shosanna〉가 마지막으로 겨누는 대상은 특정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가 가장 오래 미워했던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승리는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혐오하던 두 손이 서로 잡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영화의 ‘복수’를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비와이 자신의 서사에 맞게 완전히 다른 결말로 바꿔놓았습니다.


5. 총평

〈Shosanna〉는 모든 문제가 해결된 엔딩이 아닙니다.

비와이는 여전히 후회합니다.

자기 선택이 맞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을 완전히 사랑하지도 못하며,

자기가 두드렸던 문 안에 정말 들어왔는지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래서 《POP IS CRYIN'》의 마지막 곡으로 좋습니다.

이 앨범이 처음부터 이야기한 것은 완벽한 신앙인의 승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실패한 인간이 자기 실패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그가 얻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악수입니다.


6.《POP IS CRYIN'》 앨범 평가

《POP IS CRYIN'》의 시작에는 한 사람이 폐허에 앉아 있었습니다.

〈Sweet Escape〉에서 비와이는 수십억을 잃고 묻습니다.

“실패한 놈이거나 실패해본 놈.”

그리고 15곡 동안 그 질문 하나에 대답하기 위해 자기 인생을 거의 전부 꺼냅니다.

〈머리맡에〉에서는 실패가 무서워 잠들지 못하고,

〈찾으니〉에서는 다시 문을 두드리며,

〈외〉에서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겠다고 소리칩니다.

그러다 ‘박거손’이라는 상처를 꺼내

〈악수〉에서 인생의 갈림길을 처음부터 다시 복기합니다.

〈Am I〉에서는 자신이 정말 힙합에 속하는 사람인지 묻고,

〈공수레공수거〉와 〈알면서도〉에서는 돈과 신앙이 반드시 적이어야 하는가를 두고 자기 안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그 싸움 끝에 〈아비가〉에서는 중요한 답 하나를 얻습니다.

“실패한 사장 아닌 실패해본 사장님.”

1번 트랙의 질문에 10번 트랙이 대답하는 순간입니다.

이후 〈SOUTHSIDE FREESTYLE〉에서는 ‘2.0 BewhY’를 건설하고,

〈STIGMATA〉에서는 그 새 몸에 성흔을 새기고,

〈M.O.L.T〉에서는 낡은 자신을 벗으며 두 번째 삶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2wayS〉에서 다시 길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새사람이 되었다고 세상의 모든 정답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Shosanna〉에서는 결국 다시 과거를 바라봅니다.

앨범은 원을 그립니다.

하지만 처음과 같은 자리에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과거가 자신을 끌어당겼다면,

마지막에는 자신이 과거를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이 변화는 꽤 과감합니다.

비와이는 15곡 전체를 프로듀싱하면서 기존의 장엄한 오케스트레이션보다 신스, 전자음, 펑키한 리듬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공식 크레딧에서도 전곡 프로듀싱을 비와이가 맡았음이 확인됩니다. 평론에서도 이러한 전환을 앨범의 중요한 성취로 평가하며, 특히 마지막 〈2wayS〉와 〈Shosanna〉의 차분한 낙차가 앞선 과잉 덕분에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짚습니다.

물론 앨범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돈과 가족의 논지가 반복되기도 하고, 정치적·종교적 주장을 너무 큰 단어로 압축하면서 충분한 설명 없이 단정적으로 들리는 순간도 있습니다. 실제 평론에서도 중반 이후 메시지의 반복과 압축된 수사 때문에 즉각적인 이해가 어려워지는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불완전함이 이 앨범과 잘 어울립니다.

이것은 세상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교리문답집이 아니라 자기 확신 하나 믿고 달리다가 처참하게 넘어져본 사람이 쓴 회고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을 말할 때도 모순되고,

신앙을 말할 때도 흔들리고,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거칠며,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욕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이전의 비와이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들립니다. IZM 역시 이 작품을 비와이의 디스코그래피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아직 불완전한 이의 회고록에 가까운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POP IS CRYIN'》의 진짜 주인공은 ‘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풍요를 달라고 두 손을 모았습니다.

계약서에는 사인하지 않고 악수했습니다.

돈을 쥐었고,

돈을 잃었습니다.

성경책도 들었고,

딸의 분유도 탔습니다.

손바닥에는 STIGMATA가 생겼고,

지문에는 돈과 분유가 함께 묻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그 손에 여전히 돈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깨끗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그토록 미워했던 그 두 손이

서로를 잡습니다.

아마 《POP IS CRYIN'》이 15곡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 장면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성공하기 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도,

실패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도,

완벽한 성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돈 냄새와 분유와 상처가 전부 묻은 자기 손을, 더 이상 버리지 않는 것.

앨범의 시작에서 비와이는 자신이 ‘실패한 놈’인지 ‘실패해본 놈’인지 몰랐습니다.

마지막에 와서도 정답을 직접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그저 자기가 두드렸던 문 안에 정말 들어왔는지 다시 묻습니다.

그 질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답은 선명합니다.

그는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실패한 자리에서 울기만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도망쳤다가 돌아왔고,
무너졌다가 다시 살았으며,
끝내 자기 두 손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POP IS CRYIN'》은 성공한 랩스타 비와이의 귀환 앨범이라기보다,

한 번 망가져본 인간 이병윤이 자기 인생을 다시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성공한 앨범에 가깝습니다.

Girls don't cry.

Pop is cryin'.

그리고 어쩌면 그 울음은 패배해서 흘린 눈물이 아니라,

드디어 자기 자신을 놓아주지 않게 된 아버지의 눈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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