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Sound - 여래아 (feat. 서량) 가사/해석

2025. 8. 2. 23:16·음악/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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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일 : 2008.07.19.

가사
달 안개 숨을 부르는 소리에

아련하게 흐려지는 마음에

창을 열어 바라본 저 편이

그대로인데 낯설기만 하네요

 

함께 거닐던 언덕길 아래서

조각조각 흩어지는 저 달에

내민 손은 여전히 하얗게

다 그대로인데 가신 그대만 없네

 

더 이상은 쉬지 않는 그리움이길

잡아준 손이 이제 없어도

한 조각 나에게 한 조각 그대

홀로 기억한대도 함께라고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한순간도 떼지 못한 익숙한 길을

제 혼자서 돌고 도는 바람이

그대 가지 마오 그대 가지 마오

닮아버린 마음 울려온대도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멀어지는 추억 하나 없으니

돌아보지 말고 지켜낼게요

 

이제 그대 잃어 숨을 다문 언덕이

슬퍼질 만큼 아름다웠던 그 때로 갈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달을 삼킨 밤에도 새벽의 동은 트고

하얀 손을 녹일 빛은 너무나 눈부셔서

놓지 말아라 감추지 말아라

이 내 몸은 홀로 살아가지 않으니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 곳에

 

혹시 돌아오는 길이 멀고 험해서

같은 걸음과 같은 마음을 다신 이룰 수 없어도

바람결에 지워지지 않도록

잊혀짐도 모두 가져갈게요

 

그대 따라갈 이 언덕에

 

1. 곡의 핵심 메시지 및 주제

S.I.D-Sound의 "여래아"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남겨진 이가 겪는 깊은 슬픔과 영원한 그리움을 그린, 지극히 아름답고도 장엄한 진혼곡입니다. 이 노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추억이 닳고 잊히는 것을 거부하며, 그 기억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의 모든 것을 바치려는 숭고한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별을 넘어, 죽음마저 초월하여 '그대'의 뒤를 따르겠다는, 애절하고도 결연한 사랑의 서사시입니다.

2. 가사 상세 분석 및 심층 해석

(1) 가사 순차 해설

1. 상실의 풍경과 멈춰버린 시간

달 안개 숨을 부르는 소리에 아련하게 흐려지는 마음에 창을 열어 바라본 저 편이 그대로인데 낯설기만 하네요

함께 거닐던 언덕길 아래서 조각조각 흩어지는 저 달에 내민 손은 여전히 하얗게 다 그대로인데 가신 그대만 없네

 

곡은 '그대'가 떠나간 후, 세상은 그대로이지만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화자의 공허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달 안개', '흩어지는 달'과 같은 이미지는, 그의 슬픔으로 인해 흐릿하고 부서져 보이는 세상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공간 속에서 오직 '그대'의 부재만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2. 그리움의 맹세와 위태로운 위로

더 이상은 쉬지 않는 그리움이길 잡아준 손이 이제 없어도 한 조각 나에게 한 조각 그대 홀로 기억한대도 함께라고

 

화자는 이 그리움을 멈추거나 잊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쉬지 않기를' 다짐합니다. 비록 맞잡을 손은 없지만, 기억을 나누어 간직함으로써 여전히 '함께'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3. 재회에 대한 갈망과 축복

만일 돌아오는 길을 알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두 사람의 손 마주 잡을 수 있을까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곳에

 

재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함께, '그대'가 모든 것이 잊히지 않는 영원한 안식의 공간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이타적인 기도가 이어집니다. 이는 화자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순수한지를 보여줍니다.

 

4. 기억을 지키려는 마지막 결의

달을 삼킨 밤에도 새벽의 동은 트고 하얀 손을 녹일 빛은 너무나 눈부셔서 놓지 말아라 감추지 말아라 이 내 몸은 홀로 살아가지 않으니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는, 즉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희미해질 것을 두려워하며, 화자는 스스로에게 '놓지 말고 감추지 말라'고 다짐합니다. 그는 더 이상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님을, 즉 자신의 삶이 '그대'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음을 선언합니다.

혹시 돌아오는 길이 멀고 험해서 같은 걸음과 같은 마음을 다신 이룰 수 없어도 바람결에 지워지지 않도록 잊혀짐도 모두 가져갈게요 그대 따라갈 이 언덕에

 

마침내 화자는 가장 비장한 결심에 도달합니다. 현세에서의 재회가 불가능하다면, 그대의 기억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도록, '잊혀짐' 그 자체마저 자신이 안고 '그대를 따라가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죽음을 통해 사랑을 완성하고 기억을 영원히 지켜내려는, 숭고하고도 비극적인 선택입니다.

(2) 심층 분석

  • 주요 상징과 은유:
    • 여래아 (如來兒): 이 곡의 제목은 '부처의 아이' 혹은 '깨달은 자의 아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화자가 그리워하는 '그대'를 단순한 연인을 넘어, 자신을 이끌어주는 숭고하고 영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대'의 죽음은 곧 속세를 떠나 열반(涅槃)에 든 것과 같이 묘사되며, 화자는 그 뒤를 따르고자 합니다.
    • 달 (月): 동양의 문학에서 '달'은 종종 그리움, 애상, 그리고 영원성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흩어지는 달'은 '그대'의 부재로 인해 부서져 내리는 화자의 마음을, '달을 삼킨 밤'은 그대를 잃은 깊은 절망의 시간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어둠 속에서도 새벽은 오고, 이는 화자가 마주해야 할 새로운 결심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 언덕 (Hill): 두 사람이 함께했던 추억의 공간이자, 이별의 장소이며, 마침내 화자가 '그대를 따라가겠다'고 결심하는 마지막 무대입니다. 이 '언덕'은 이승과 저승, 현실과 영원이 만나는 경계의 공간으로서, 화자의 비극적이고 숭고한 선택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듭니다.
  • 감정의 흐름과 서사: 이 곡의 서사는 사별(死別) 후 겪게 되는 애도의 과정을 깊이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상실의 슬픔과 공허함 → 추억을 통한 위로와 그리움의 다짐 → 이타적인 축복과 재회에 대한 갈망 → 기억의 풍화에 대한 두려움 → 죽음을 통한 영원한 합일의 결심' 이라는 흐름을 따릅니다. 화자의 감정은 초반의 수동적인 슬픔에서, 점차 기억을 지키려는 능동적인 의지로,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사랑을 완성하려는 숭고한 결의로 발전하며, 듣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 킬링 파트(Killing Part) 분석:
    1. 한 조각 나에게 한 조각 그대 / 홀로 기억한대도 함께라고: 이별의 단절감을 기억의 공유를 통해 극복하려는, 애틋하고도 아름다운 '킬링 파트'입니다. 물리적으로는 헤어졌지만, 마음속에 '그대'의 조각을 간직하고 있기에 여전히 '함께'라는 이 자기 위안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그리움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2. 바라노니 부디 행복하세요 /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곳에: 이 구절은 화자의 사랑이 이기적인 집착이 아닌, 숭고한 헌신임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자신의 고통보다 상대방의 평안을 먼저 비는 이 이타적인 기도는, '잊혀짐'조차 없는 영원한 세계를 상상하며,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3. 바람결에 지워지지 않도록 / 잊혀짐도 모두 가져갈게요 / 그대 따라갈 이 언덕에: 이 노래의 비극적인 클라이맥스이자 가장 처절한 사랑 고백입니다. '그대'가 세상에서 완전히 잊히는 것을 막기 위해, '잊혀짐'이라는 개념 자체를 자신이 안고 따라 죽겠다는 이 결심은, 기억을 지키기 위한 가장 극단적이고도 숭고한 자기희생을 보여주며 듣는 이에게 압도적인 슬픔과 감동을 전달합니다.

3. 음악과 가사의 시너지 분석

S.I.D-Sound의 "여래아"는 가사의 장엄하고 애절한 서사를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뒷받침합니다.

  • 음악 스타일: 곡은 동양적인 멜로디 라인과 서양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결합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발라드입니다.
  • 시너지: 곡 전반에 흐르는 애절한 현악기 선율과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는, '그대'를 잃은 화자의 슬픔과 그리움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그려냅니다. 벌스(verse)의 고요하고 쓸쓸한 분위기는 화자의 내밀한 독백을, 그리고 후렴구에서 모든 악기가 더해지며 폭발하는 장엄한 사운드는 재회를 향한 그의 간절한 외침과 비장한 결의를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보컬의 맑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이 슬픈 이야기의 서술자로서 듣는 이를 이야기 속으로 깊이 몰입시킵니다.

4. 문화적 배경 및 세계관 분석

  • 불교적 세계관과 윤회사상: '여래아'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곡은 불교적인 세계관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잊혀짐도 모두 없는 그곳'은 서방 정토나 열반의 세계를 연상시키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라는 동양적, 불교적 사상을 반영합니다. 화자가 '그대를 따라간다'는 선택 역시, 현세의 고통을 끝내고 내세에서 재회하고자 하는, 윤회사상에 기반을 둔 비극적인 소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한(恨)과 정(情)의 정서: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고 오히려 깊어지는 슬픔, 그리고 죽음마저 초월하려는 강렬한 애착은 한국 고유의 정서인 '한(恨)'과 '정(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단순한 상실감을 넘어,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한다는 깊은 염원으로 승화되는 과정은, 한국의 전통적인 서사에서 자주 나타나는 정서적 특징입니다.

5. 총평

S.I.D-Sound의 "여래아"는 사별(死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동양적인 세계관과 장엄한 사운드 속에 담아낸 한 편의 아름답고도 슬픈 서사시입니다. 이 곡은 떠나간 이를 향한 그리움이 어떻게 기억을 지키려는 처절한 의지로, 그리고 마침내 죽음을 넘어선 영원한 사랑의 맹세로 이어지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그 서정적인 가사와 드라마틱한 음악은 듣는 이의 마음을 깊이 울리며, 사랑과 상실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여래아"는 S.I.D-Sound의 작품 세계에서 그들의 장기인 '스토리텔링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단순한 노래를 넘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이 곡은,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를, 그리고 모든 리스너에게는 숭고한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오래도록 기억될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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